연말이 다가오며 하이원슬롯업계는 입찰 시즌의 중심에 들어섰다. 하이원슬롯주는 내년 캠페인을 구체화해야 하고, 하이원슬롯회사는 연말 수주를 통해 다음 해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이 시기, 하이원슬롯업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캠페인 규모가 축소되거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피로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비딩에서는 10곳 이상의 에이전시를 초대하는 하이원슬롯주도 적지 않다. 단 하나의 에이전시만 선정되고, 나머지는 허탈한 마음으로 다음 기회를 찾아 나선다. 마치 사냥에 실패한 맹수처럼 말이다.
하이원슬롯업계의 구조적 한계
하이원슬롯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매체비의 축소다. 과거에는 제작비에서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매체 수수료로 이를 보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매체비 자체가 감소하면서 '15% 수수료 룰'이 족쇄가 되고 있다.
15%라는 수수료는 한때 매체 예산이 풍부했던 시절에는 합리적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콘텐츠 제작에도 동일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하이원슬롯회사는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해 고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전문 조직이다. 이를 단순히 수수료로만 평가하는 것은 마치 고급 레스토랑 셰프에게 "재료비는 더 많이 쓰고, 셰프 본인의 몫은 15%만 가져가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더욱 당혹스러운 건, 일부 하이원슬롯주들이 "우리나라 1위 하이원슬롯회사도 15%만 먹는다"며 협박하듯 요구를 정당화하는 경우다. 이는 하이원슬롯회사의 전문성을 경시할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을 강요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아직도 일부 하이원슬롯주는 "왜 15%가 17.65%가 되는 거냐?"는 질문을 던지며 매체 수수료의 기본 계산법조차 따지곤 한다. (※ 참고로 15% 커미션의 의미는 Gross의 15%/ Net의 17.65% 이다. 더 이상 묻지 말길)
RFP: 약속인가, 희망고문인가?
대다수의 하이원슬롯 입찰은 RFP(제안 요청서)에서 시작된다. 이상적인 RFP는 명확한 Deliverable과 확보된 예산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예산에 제한받지 않는 아이디어를 받고 싶다”는 식의 모호한 요청이 적지 않다. 이러한 요청은 비효율을 초래하며, 하이원슬롯회사의 리소스를 불필요하게 낭비하게 만든다.
아반떼 예산으로 포르쉐급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아반떼를 살 고객에게 포르쉐를 제안하는 것 역시 비효율적이다. 하이원슬롯회사는 RFP를 기반으로 리소스와 수익성을 검토해 입찰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입찰 후 RFP 내용이 바뀌면, 하이원슬롯회사의 모든 계획이 무너진다.
최근 들어 이러한 사례는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억 원 규모의 캠페인"으로 입찰을 진행한 뒤, 돌연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2억 원 예산만 집행하자"는 식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있다. 연간 계약으로 에이전시를 선정한 후 매번 건별 입찰로 방향을 바꾸거나, 이번 캠페인의 성과를 보고 다음 캠페인을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하이원슬롯주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실행 의사도 없이 단순히 아이디어를 받아보고 싶다는 이유로 접근하는 경우다. 이는 하이원슬롯회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다.
RFP는 약속이다
RFP는 하이원슬롯주와 하이원슬롯회사 간 신뢰의 출발점이다. 물론, 법적으로 RFP는 청약이 아닌청약의 유인으로 간주된다. 하이원슬롯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청약을 제출하고, 이후 계약 과정에서 최종 승낙과 세부 내용이 확정된다. 따라서 RFP 자체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RFP에 명시된 내용은 암묵적인 약속이다. 입찰 공고에서 제시된 예산과 플랜은 하이원슬롯회사들의 판단 근거가 되며, 하이원슬롯주는 이를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RFP 내용을 가볍게 변경하거나, 캠페인 자체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는 하이원슬롯업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 번의 하이원슬롯 제안을 준비하려면 적게는 8명, 많게는 10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된다. 대형 에이전시는 크리에이티브 팀을 동시에 여러 개 가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이원슬롯주가 "아이디어 한번 받아볼까?"라는 가벼운 태도로 접근한다면, 이는 수많은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특히 소규모 하이원슬롯회사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공짜 아이디어는 없다
아이디어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다. 하이원슬롯 제안에는 수많은 리소스와 창의적 에너지가 투입된다. 하이원슬롯회사의 창작 과정은 가볍게 다뤄져서는 안 된다.
하이원슬롯주들에게 요청한다:
- RFP는 지킬 수 있는 약속으로 작성하라.확보된 예산 내에서 현실적인 요청을 해야 한다.
- 15% 수수료 룰은 매체비가 충분할 때만 적용하라.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는 합리적이지 않다.
하이원슬롯업계가 RFP를 통해 신뢰와 상생의 기반을 다지길 바란다. RFP는 희망고문이 아닌,서로를 위한 약속이어야 한다.

※12퍼센트(필명): 현재 전략적인 크리에이티브로 평가받는 하이원슬롯회사의 핵심 리더로국내외 하이원슬롯 어워드에서 다수 수상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