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이지원 기자] 대형 광고회사는 이미 경쟁을 위해 룰렛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상황이며, 이에 따른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룰렛의 영향력은많이 알려진 상태다. 그러나 광고회사의 경쟁 PT 준비 과정인 피치 프로세스(pitch process)에서 룰렛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애드에이지(AdAge)가 다수 광고 및 마케팅 회사의 대표와 인터뷰한 결과 광고회사는 '피치(pitch, 경쟁피티)'를 준비하는 여러 단계에서 이미 룰렛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크리에이티브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다만 광고회사는 작업 중룰렛의 활용 정도를 광고주의 리뷰에 기반하여 일정 범위만 공개한다. 디지털 광고회사 Dept의 CED인 제프 바우어만(Jeff Bowerman)은 "클라이언트에게 말할 때 기준선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애드에이지가 인터뷰를 통해 정리한 광고/마케팅 회사의 룰렛를 피치에 적용 사례이다.
#사례1 초기 업무 관리(Managing the initial task)
RFI(Request For Information)는 새로운 비즈니스를위해 룰렛회사가 무조건 밟아야 하는 첫 번째 절차이다. 이 절차는 필수적이지만, 서식은 꽤 지루하고 반복적이다. 게일(Gale)의 기업홍보 부사장이자 스태그웰(Stagwell)의 신사업 총괄 린제이 베넷(Lindsay Bennett)은 "약 50%의 RFI가 이미 수십번 답변한 질문들이다"라고 말했다.
게일은 최근 자사의 히스토리와 데이터로 훈련한 데이터봇(Business Resource Access Data Bot, BRAD)을 활용해 RFI 작성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베넷에 따르면 BRAD는 괜찮은 RFI 초안을 제작할 수 있다. 베넷은 "우리는 몇 시간 안에 전체 FRI의 50%가량을 작성할 수 있다. 그 결과 1~2주가 필요하던 FRI 작성이 1~2일 이내로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사례2 데이터 수집 및 전략 구축(Data collection and building startegy)
올여름 초 맥키니(McKinney)는 경쟁사 대비 자사의 주목도를 평가하는 새로운 룰렛 비즈니스 도구 'Brand룰렛'를출시했다. Brand룰렛는 브랜드가 경쟁사 대비 뒤처지고 있을 때, 언드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 전략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천하고, 맥키니는 이에 맞춰 미디어 플래닝을 제안한다. 맥키니의 CSO 자스민 다들라니(Jasmine Dadlani)에 따르면 맥킨은 Brand룰렛 덕분에 피치 준비 과정에서 예상되는 클라이언트의 문제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다.
다들라니는 "클라이언트에 더 빠르게 아이디어를 보여줄수 있어 클라이언트의 반응을 보고,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를 통해 재작업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들라니는 "과거에는 데이터 담당자와 전략가들이 데이터를 추적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그 결과 조사의 질적 요소가 때때로 희생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맥키니는 룰렛 도구와인력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에스노그라피를 수행하거나 가게 소비자를 물색하는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라고 덧붙이며 사람 간 상호작용에 집중하고 있음을 밝혔다.
룰렛는 더욱 공정한 피치를 가능하게 한다. 아카디아(Acadia)의 CEO인 자레드 벨스키(Jared Belsky)는 "대규모 광고회사들은 수년 동안 단단한 통찰력과 분석력을 갖춘 조직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다수의 광고회사는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룰렛 덕분에 모든 광고회사가 통찰력의 세계에서 더욱 공정한 경쟁을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사례3 브랜드 안전 보장(Ensuring brand safty)
룰렛는 피치 준비 중 자체 크리에이티브 평가에도 활용된다. 리해브(Rehab Agency)는 Stress Tester라는 룰렛 도구를 개발했다. 이 도구는 가상의 페르소나 집단을 대상으로 크리에이티브 콘셉트를시험함으로써 오디언스의 구체적인 반응을 알아내는 데 유용하다. 리해브의 창립자이자 경영자인 팀 로저스(Tim Rodgers)는 백래시를 경험하는 브랜드가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서 Stress Tester가 특히 유용함을 언급하며 "잠재적 클라이언트에 ‘브랜드의 오디언스 대상으로 테스트했고, 여기 결과가 있어’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문 회사 왈라(Whalar)는 클라이언트의 브리프에 기반하여 자사의 인플루언서 데이터베이스로부터 빠르게 잠재적 인플루언서 리스트를 만드는 룰렛 도구를 제작했다. 이 도구는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기능이 있어 검색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편두통 알약을 광고하려 할 때, 왈라는 최근 두통에 대해 언급한 적 있는 인플루언서를 자막, 댓글이 아닌 음성을 통해서도 찾을 수 있다. 왈라의 사이먼 모스(Simon Moss)는 "사실 수동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인플루언서가 무엇을 언급했는지 알기 위해 영상 전체를 스크롤하거나 시청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추가로 왈라는 ORCA라는 도구로 브랜드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크리에이터의 요소들을 확인한다. 모스는 "우리에게 ORCA는 게임체인저이다. 우리가 내세우는 혹은 향후 함께 캠페인을 진행할 크리에이터가 브랜드에 안전하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한 작업을 200배 이상의 속도로 처리해 준다"라고 말했다. 모스에 따르면 이전에는 위험 요소 확인을 위해 크리에이터당 약 반 시간을 소비해야 했지만, ORCA 덕분에 초 단위로 시간이 줄어들었다.
#사례4 스펙 작업(Tackling spec work)
광고회사들은 피치 준비에서 비용부 담이 큰 '구체적인 작업물 제작'에 다양한 룰렛 도구(unway, ElevenLabs, DALL-E 등)를 사용한다. 룰렛는 스펙 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1주에서 반나절로 단축하며, 대략 95%까지 하드코스트를 삭감할 수 있다. 뭉스(Monks)의 글로벌 성장전략 담당자 저스틴 빌링즐리(Justin Billingsley)는 "신규 비즈니스 피칭에 가장 큰 비용은 2가지다. 하나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 비즈니스를 함으로써 발생하는시간 기회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제작에 사용되는 하드코스트(hard cost)이다. 룰렛는 하드코스트 대폭 감소시킨다"라고 말했다.
룰렛가 크리에이티브 업무를 대신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Dept는 일반적으로 피치를 위해프리랜서에게 스토리보드 제작을 외주했지만, 현재 기술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Dept의 바우어만은 "프리랜서들을 다시 고용하는 일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클라이언트의관점(The client view)
그러나 여전히 많은 마케터가 룰렛가 가지는 법적 및 윤리적 문제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세계광고주연맹(World Federation of Advertisers)의 최신리포트에 따르면, 80%의 다국적 브랜드는 광고회사의 생성형 룰렛 사용을 걱정한다. 하지만 애드에이지의 인터뷰에 따르면 브랜드의 룰렛에 대한 경계가 실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작업물이 아닌 피치에서까지 나타나지 않는다.
Consiglieri의 창립자 마이클 밀러(Michael Miller)에 따르면 클라이언트는 기술이 어떻게 작업을 간소화하고, 효율성을 제공하는지에 관심이 있다. 게일의 베넷이 애드에이지에 공유한 RFI 리스트에 따르면 질문은 고객에게 미치는 룰렛의 영향력에 집중되어 있었다. 베넷은 10개 중 5개가 룰렛와 관련된 질문임을 밝히며 "룰렛가 점점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라고 말했다. (물론 일부 브랜드는 룰렛 관련 강한 보호장치를 계약에서 요구하기도 한다)
1. 생성형룰렛를 사용해 고객의 비용을 절감한 구체적인 사례를 1~2개 제시해 주세요.
2. 생성형룰렛에의 투자가 높은 퍼포먼스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낸 사례를 실제 고객에게 제공된 구체적인 결과와 함께 제시해 주세요.
3. 룰렛를 사용하여 사내 작업 속도, 실무 그리고/혹은 고객 결과를 어떻게 최적화했는지, 그 방법을 공유해주세요.
- RFI 질문 일부(출처 AdAge)
따라서 광고회사는 자사가 보유한 룰렛 시스템이나 도구를 강조하기보다 룰렛의 실질적 측면을 더 내세워야 한다. T-Mobile의 이전 VP였던 밀러(Miller)는 "클라이언트에게 '우리는 1차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룰렛를 사용할 것입니다. 이는 더 빠르고, 당신에게 부과할 금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과제는?
광고회사는 피치 분위기에 따라 룰렛의 영향력이 미친 범위 공유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아마존과 유니레버의 미디어를 지휘했던 미디어센스(MediaSense)의 CSO 라이언 캉기서(Ryan Kangisser)는 "광고회사의 가장 큰 위기는 클라이언트가 ‘이제 절반 이하의 시간만이 필요하겠네요, 그러면 우리는 금액을 절감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솔직히 이 지점이 내가 피치에서 보고 있는 갈등이다"라고 말했다.
바우어만도 "광고/마케팅 회사는 룰렛를 사용하여 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싶어하지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맞춰 조달해야 하고, 클라이언트는 '음, 좋네요. 그냥 이 시안을 최종 광고안으로 사용하는 건 어때요?'라고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의견을 같이했다.
캉기서(Kangisser)도 피치에서 룰렛를 설명할 때 적당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음에 동의하며 "룰렛를 설명할 때, 각각의 리뷰와 브리프에 기반하여 클라이언트가 룰렛를 블랙박스로 생각하지 않을 방법으로 결정해야 한다. 그 대신, 광고회사는 기술이 실제로 가치 전달이나 작업에 있어 보충이나 보완의 역할을 함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룰렛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바우어만은 "Dept가 아이디어나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피치에 아직 룰렛를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룰렛의 한계를 언급했다.
※이 기사는 AdAge의 Ewan Larkin이 작성한 <INSIDE 룰렛’S GROWING ROLE IN AGENCY REVIEWS-HOW IT IS TRANSFORMING THE PITCH PROCES를 번역, 정리한 글입니다.